닐스 헨리크 아벨(Niels Henrik abel, 1802년 ~ 1829년)은 5차 방정식을 풀 수 있는 공식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등 현대 수학에 많은 영향을 준 수학자입니다. 가난에 시달리다 병을 얻어 너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수학자 아벨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아벨의 유년기
아벨은 노르웨이의 네드스트란에서 7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목사로 교구민들의 존경을 받았으나 그의 집안은 풍족한 생활을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아벨은 크리스티아니아 성당학교에 다닐 때 홀름보에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홀름보에 선생님은 아벨의 수학적 재능을 알아보고 그에게 뉴턴, 라그랑주, 라플라스 등의 책을 빌려주며 격려하였습니다. 아벨은 선배 수학자들의 책과 논문을 보면서 거기에 나타난 미비한 사항을 메우는 일을 일생의 업으로 삼기로 결심합니다.
아벨이 열여덟 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집안의 사정은 더욱 나빠져 아벨은 학업을 이어나가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장학금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보답으로 아벨은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대학생이던 아벨의 수학자들의 오랜 고민인 5차 방정식 풀이에 대한 해법을 발견하였습니다. 당시 수학자들은 3차 방정식, 4차 방정식을 풀 수 있는 공식이 있듯이 5차 방정식도 공식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아벨도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방법을 연구했고 공식을 찾아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연구를 좀 더 살펴본 결과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아벨은 실망하지 않고 이를 발판 삼아 더 연구해 나갔습니다.
5차 방정식의 해법을 찾았지만
결국 아벨은 5차 방정식을 풀 수 있는 공식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 냈습니다. 이것은 수학의 기본 원리를 완전히 바꾸어 버릴 수 있는 놀라운 발견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벨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수학자는 없었습니다. 아벨은 자신의 이론을 알리기 위해 소책자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돈이 너무 부족하여 내용을 간단하게 줄여서 여섯 쪽에 모두 적어야 했습니다. 이 소책자는 몇몇 수학자에게 전해졌지만 내용이 너무 축약되어 아벨의 이론을 충분히 전해질 수 없었습니다.
벗어나지 못한 가난
1825년 노르웨이 정부는 아벨에게 독일에 가서 공부할 기회를 지원해 주었습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아벨은 크렐레라는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수학 애호가인 크렐레는 수학자들이 글을 쓰고 생각을 자유롭게 발표할 수 있는 잡지를 만들고 싶어 했습니다. 크렐레는 아벨이 자신의 잡지에 기고하기를 원했고 1826년 크렐레는 『순수 및 응용수학 저널』을 창간했습니다. 창간 첫 해 아벨은 7편의 논문을 기재하기도 했습니다. 아벨은 베를린에서 수학 교수가 되길 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아벨은 노르웨이로 돌아왔습니다. 여전히 가난하고 교수 자리를 얻지 못해 보결 강사일을 하고 있었지만 수학 연구는 꾸준히 하면서 독일의 크렐레에게 논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아벨은 건강에 이상이 있음을 느꼈습니다. 결핵에 걸려 1829년 26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 독일의 크렐레에게서 편지가 옵니다. 그동안 베를린에서 아벨의 교수 임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는데 그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아벨의 교수 임용이라는 좋은 소식이지만 아벨에게는 너무 늦게 도착되었습니다. 그런데 늦게 도착한 좋은 소식은 이것만이 아니었습니다.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에서 르장드르와 코시가 무시하여 버렸던 아벨의 논문을 다시 찾아내어 검토하였습니다. 프랑스 학회 심사 위원단은 아벨에게 수학 부분의 대상을 수여했고 1841년에는 『프랑스 과학아카데미 논집』에 아벨의 논문이 실리게 됩니다.
가난이라는 거인에 가로막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아벨은 그의 연구가 재평가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노르웨이 정부는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이름을 딴 '아벨상'이라는 수학상을 제정하고 2003년부터 매년 노르웨이 학술원에서 이 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아벨의 수학과 수학용어
아벨은 짧은 생을 살다 갔지만 정말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아벨의 이름을 정말 많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어려운 내용이지만 큰 틀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위에서 언급했듯이 5차 방정식의 계수를 이용한 근의 공식이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했습니다. 이는 '아벨-루피니 정리'로 알려지고 5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방정식의 대칭성을 서술하는 '군론'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생겨나서 수학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오늘날 해석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누구나 아벨의 적분 방정식과 아벨 함수로 유도되는 대수 함수의 적분의 합에 관한 아벨의 정리를 공부해야 합니다. 무한급수에 관한 문제에는 아벨의 수렴 판정법과 멱급수에 관한 아벨의 정리가 있고 추상대수학에서 교환법칙이 성립하는 군(群)은 아벨군이라고 부릅니다. 그의 이름은 '아벨의 적분', '아벨의 정리', '아벨방정식', '아벨군' 등 많은 수학 용어에 살아있습니다.
여기서 아벨군에 대하여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아벨군이란 항상 교환법칙이 성립하는 군(群)을 말하며 다른 말로는 가환군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a ◎ b = b ◎ a와 같이 두 항을 바꾸어도 성립하는데 이런 군을 아벨군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교환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군은 비가환군입니다.
아벨의 영향과 의의
26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아벨은 누구보다 수학을 사랑했고 수학의 역사에 혁혁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야코비라는 수학자는 아벨의 논문을 보고 '나로서는 비평도 할 수 없는 대논문'이라는 최대의 찬사를 보냈고 에르미트는 '아벨이 남긴 업적으로 이제부터 수학자들은 500년 동안 바쁘게 지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수학 곳곳에서 아벨의 이름을 찾을 수 있고 필즈상을 보완할 '아벨상'을 만들어 수학 발전에 공이 있는 사람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수학자들과 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아벨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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