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호턴 콘웨이(John Horton Conweay, 1937년 ~ 2020년)는 '마법의 수학자'로 불리는 퍼즐을 사랑한 수학자로 생명게임(Life Game)을 개발하였습니다. 게임 수학의 대가 존 콘웨이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존 콘웨이의 어린 시절
1937년 영국 리버풀에서 태어난 존 콘웨이는 아버지의 과학적 수학적 사고력 교육을 받아 4살 때 구구단이 아닌 2의 거듭제곱을 암산할 정도로 수학적 재능이 있었습니다. 11살 때부터 케임브리지 수학 교수가 목표였던 콘웨이는 학창 시절 수학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냈고 캐임브리지 장학생으로 입학했습니다. 정수론의 대가인 해롤드 대번포트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대학원 수준의 연구를 했으며 박사학위 논문으로는 고전 정수론의 난제를 증명해 냈습니다.
게임에 빠지다
2~3년이 더 걸려 박사 학위를 얻고 캐임브리지를 졸업한 존 콘웨이는 직장을 구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대학에서 게임에 빠져 있어서 제대로 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콘웨이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카셀스 교수를 만나게 됩니다. 카셀스는 콘웨이에게 구직 준비가 잘 되어가는지 물었고 학교에 자리가 몇 개 있으니 지원해 보라고 합니다. 그러나 콘웨이는 지원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카셀스 교수는 직접 펜과 종이를 꺼내 대신 지원서를 쓰고 콘웨이는 캐임브리지의 조교수가 됩니다. 11살 때의 꿈인 케임브리지의 교수가 되었습니다. 그의 강의 스타일은 편한 스타일이어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습니다. 그러나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은 콘웨이는 여전히 게임에 빠져 있어서 제대로 된 연구는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고 해낸 것이 없음을 알고 있는 콘웨이는 자신이 교수직을 누릴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리치 격자를 만나다
그러다가 1966년 콘웨이는 당시 수학계에서 큰 화제를 모은 리치 격자를 접하게 됩니다. 수학자들은 리치 격자가 대규모 대칭을 포함하고 있을 거라 추측하고 있었습니다. 이 리치 격자는 콘웨이의 흥미를 자극했습니다. 그는 대규모 대칭을 찾기 위해 집중하게 됩니다. 더 이상의 게임은 없었고 대신 리치 격자를 가지고 놀기로 한 셈입니다. 콘웨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수학적 지식을 큰 종이에 써 놓고 집중해서 답을 찾아냈습니다. 결국 1970년 콘웨이는 리치 격자의 대칭을 발견했고 이것을 콘웨이군으로 명명했습니다. 이 발견으로 콘웨이는 수학계의 큰 바람을 일으켰고 강의 요청이 쇄도하게 됩니다. 콘웨이는 콘웨이군을 발견한 그 시기를 기적의 해라고 부릅니다. 비슷한 시기에 초현실수도 발견하고 생명게임도 만드는 등 수학적 성과를 봇물 터지듯이 이루어냅니다.


이러한 연구 성과로 1981년에는 런던 왕립협회 회원으로 선출됐습니다. 콘웨이는 입회식에서 동료 회원들의 이름이 적힌 커다란 책에 서명을 해야 했는데 그 책에는 아이작 뉴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앨런 튜링, 버트런드 러셀 등의 이름이 보여서 엄청 기뻐했다고 합니다. 1985년 유한군에 대한 연구를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였고 프린스턴 대학교의 강연 요청을 수락하고 프린스턴의 교수가 됩니다. 그 후 계속해서 프린스턴의 교수와 연구를 하던 콘웨이는 2020년 4월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존 콘웨이의 생명게임
콘웨이가 집중적으로 연구했던 분야는 게임수학입니다. 숫자게임을 비롯해 다양한 게임을 개발했던 콘웨이의 게임 중 가장 유명한 게임은 '생명게임(Game of life)'으로 세포 자동자의 일종입니다.
생명게임은 바둑판처럼 정사각형으로 나누어진 공간에서 한 칸에 한 마리씩 있는 세포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게임이 펼쳐지는데 게임자가 세포들의 위치를 입력한 뒤 규칙에 따라 살게 되는 세포와 죽게 되는 세포가 정해집니다. 세포는 다음 세대로 넘어갈 대 생사가 결정됩니다.
1. 살아 있는 세포는 자신을 둘러싼 8개의 세포 중 2개 혹은 3개가 살아 있으면 다음 세대에서 살아남습니다.

2. 죽은 세포라도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8개의 생명체 중 정확히 3개가 살아 있으면 다음 세대에서 다시 살아납니다.

3. 위의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는 주변에 생명체가 적어서 죽거나 또는 주위에 생명체가 너무 많아서 죽습니다. 즉, 고립되거나 과밀되면 세포의 생명을 유지하기 힘듭니다.

생명게임은 아주 단순한 규칙임에도 무수히 많은 패턴이 만들어져 흥미롭게 전개되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게임은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컴퓨터 과학, 이론 생물학을 비롯해 인간, 사회, 환경 등 여러 분야에 복잡하게 얽힌 수많은 요소 및 현상들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이해하는 과학인 복잡계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연구될 정도로 현대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콘웨이 수열
또한 콘웨이는 초현실적인 숫자들을 이용한 새로운 범주의 연구들도 매우 적극적이었으며 그중 하나가 콘웨이 수열입니다.
콘웨이 수열
최초의 두 항 A(1)=1 , A(2)=1 이고, A(n)=A(A(n-1))+A(n-A(n-1))
이 콘웨이 수열의 최초의 몇 개의 항은 다음과 같다.
1 1 2 2 3 4 4 4 5 6 7 7 8 8 8 8 9 10 11 ···
이 외에도 콘웨이는 새로운 부류의 수도 발견했습니다. 무한대로 크고 또 무한소로 작은 그 새로운 부류의 수를 이제는 초현실수(surreal numbers)라고 합니다. 또한 기하학적 퍼즐, 매듭이론, 유한군 등을 발견했습니다. 이 중 매듭이론을 발전시켜 콘웨이 매듭과 콘웨이 다항식도 발표했습니다. 콘웨이 매듭은 단순한 매듭들의 조합에서는 만들어질 수 없는 11개의 교차점이 있는 새로운 매듭이며 콘웨이 다항식은 대수학적 성질들이 연관된 매듭의 기하학적 성질들과 일치하는 다항식입니다.
콘웨이의 영향과 의의
콘웨이는 수학자로 50여 년을 살면서 10권의 저서를 집필하고 150여 개가 넘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다양한 수학 분야에 대한 업적으로 수학계에서 인정받으며 버워크 상을 수상하고 런던 왕립협회 회원으로 선출되는 등 수학자로서 명예로운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는 유머 감각이 있고 박식가이며 호기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영국왕립협회 전직 회장인 마이클 아티야는 '콘웨이는 이 세상에서 가장 마법사 같은 수학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호기심과 꾸준한 연구 성과는 많은 학자들에게 과제와 영감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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