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천재 수학자, 존 내시

존 내시(John Nash, 1928년 ~ 2015년)는 수학자임에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천재 수학자이면서 평생을 조현병과 싸워야 했던 비운의 수학자이기도 한 존 내시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이 사람은 수학의 천재입니다

존 내시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전기 기술자였고 어머니는 라틴어 교사 출신이었습니다. 존 내시는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성장했다고 합니다. 16세에 카네기 공과대학교의 전액 장학금으로 입학하여 화학공학을 전공하다가 도중에 화학으로 변경하고 다시 수학과로 전과해 3년 후 석사학위를 받았고 다시 2년 후에 프린스턴 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당시 존 내시가 프린스턴 대학원에 지원할 당시에 그의 지도교수인 리천드 더핀은 추천에 '이 사람은 수학의 천재입니다.'라는 한 문장만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프린스턴 대학교 대학원에서 내시는 수학 분야 중 경쟁과 협력이 주가 되는 게임이론을 연구하며 박사학위논문을 포함한 5개의 논문을 썼습니다. 이 논문은 존 폰 노이만의 2인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제로섬 게임을 2인 이상의 참가들이 사이의 게임이론으로 확장시켜 진화 생물학, 경제학 이론과 정치적 전략들의 개념과 기술 등을 광범위하게 적용시킨 것입니다. 이 논문은 내시균형의 아이디어가  담긴 것으로 다시 27쪽 분량의 논문으로 확장되어 내시균형을 증명했습니다. 당시 프린스턴 교수인 존 폰 노이만을 찾아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했지만 폰 노이만은 아직 제대로 적립되지 않은 내시의 이론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존 내시는 자신의 이론을 발전시켰고 그의 노력으로 탄생한 내시균형 이론은 게임 이론의 발전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고 경제학, 동물학, 정치학 등 다양한 학문에 광범위하게 적용되었습니다. 

 

1951년 존 내시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교수로 재직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의 강의는 난해하고 변칙적인 시험 방법으로 인해 인기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연구는 학계에서 창의적이고 독창적이란 인정을 받아 천재 수학자로 명성을 쌓아갑니다. 그는 미분기하학과 다양체 기하학 등을 연구하였고 1958년에는 30살의 나이로 필즈상 후보에 오르기도 합니다. 

 

 

망상에 사로잡히다

그러나 필즈상 수상에 실패하고 그는 이 즈음 편집적 망상이 심해졌고 결국 편집성 정신분열증 즉, 조현병 진단을 받아 입원 치료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큰 차도가 보이지 않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종신재직권을 내려놓았고 요양을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유럽으로 떠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가족의 만류로 조현병 치료를 계속 받았고 병이 완화되자 유체역학에서 유동체 흐름 분석을 위한 편미분방정식의 활용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합니다. 이는 다른 수학자들이 편미분방정식을 이용해 나비에 스토크스 방정식에 대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그는 1980년대 후반까지 내시는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병이 조금이라도 호전되면 자신의 연구를 이어나갔습니다. 

 

하지만 그의 아내 앨리샤는 점점 지쳐갔습니다. 1963년 이혼 소송을 냈고 결국 이혼을 했지만 1970년부터는 동거인 형태로 함께 지내면서 존 내시의 치료에 도움을 주었고 차츰 회복세를 보입니다. 1990년대에는 정신질환에서 회복되어 다시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의 교수로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치게 됩니다. 1994년에는 게임이론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하게 됩니다. 이는 1950년에 제출된 박사 학위 논문으로 비협력게임과 내시균형 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것입니다. 논문의 제출 시기와 노벨경제학상의 수상 시기가 45년이나 차이가 나는데 그 이유는 존 내시가 45년간 조현병을 앓았기 때문입니다. 존 내시는 조현병으로 45년간 교수직에서 물러나고 신용카드조차 만들지 못하는 등 정신장애인으로서 차별을 받아야 했습니다. 

존 내시 부부

2001년에는 존 내시의 곁에서 치료를 도운 전부인 앨리샤와 재혼을 하고 활발한 활동을 해온 존 내시는 2015년 리만다양체의 매장에 관한 연구로 아벨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그런데 시상식을 마치고 공항에서 집으로 가기 위해 택시로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됩니다. 

 

그는 많은 시간을 조현병과 싸우며 혹은 이겨내며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습니다. 2002년에는 그의 전기를 담은 영화 [뷰티풀 마인드]가 만들어졌고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각 4개 부분을 수상했습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

 

 

내시 균형

수학자 존 내시가 노벨경제학상을 받을 정도로 그의 내시균형은 현대 사회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내시균형은 게임에 참여한 각 경기자가 상대방의 행동에 대응하여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전략을 선택해 하나의 결과가 나타났을 때 모든 경기자가 그 결과에 만족하고 더 이상 전략을 변화시킬 의도가 없을 때 이루어지는 균형을 말합니다. 이 개념은 게임 참가자들이 주어진 상황에서 상대방의 전략을 알고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전략을 선택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상대의 대응 전략을 알고 최선의 선택을 함으로써 서로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 않아 균형을 유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협력적 선택이 서로에게 최선의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만 이익이 되는 선택을 해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나쁜 결과를 불러온다는 '죄수의 딜레마'는 내시균형을 설명해 주는 대표적인 예로 꼽히고 있습니다. 

 

내시균형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의 원리를 따르던 당시 주류 경제학자들과 대립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개인들의 행위는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이익을 가져온다는 '보이지 않는 손'의 원리와는 달리 내시균형은 '죄수의 딜레마'에서 볼 수 있듯이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한 행위가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때문에 내시는 애덤 스미스의 이론을 지지하던 주류 경제학자들의 반발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이 외에도 존 내시는 미분 기하학, 편미분 방정식 등의 분야를 연구하였습니다. 

 

존 내시의 영향과 의의

존 내시는 거의 50여 년을 조현병의 치료를 하며 이겨내려고 했습니다.  또한 치료하는 중에도 조금 호전되면 수학 연구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존 내시의 가장 큰 업적 중의 하나인 내시균형은 수학뿐만 아니라 경제학과 사회학, 정치학 등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고 현대사회에서는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을 비롯해 더 많은 분야에 적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