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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이야기

로그를 발견한 마법사이자 수학자, 존 네이피어

by 마늘빵12 2023. 8. 31.

존 네이피어(John Napier, 1550년 ~ 1617년)는 큰 수의 계산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로그를 발견한 수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여러 방면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특이한 예언과 행동을 해 마법사로 불리기도 한 존 네이피어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마법사 네이피어

네이피어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근처의 머취스톤 성의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네이피어는 엄격한 가정에서 자랐는데 그 당시는 청교도 운동이 한창일 때입니다. 네이피어는 1563년 신학과 수학을 배우기 위해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세인트앤드루스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그는 신학과 수학은 물론이고 천문학과 점성술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점성술을 활용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등 특이한 예언과 행동을 해 사람들을 그를 마법사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일화는 수탉을 이용하여 도둑을 잡은 일입니다. 네이피어는 집안의 하인들 중에 물건을 훔쳐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하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집에 누군가가 도둑질을 하고 있다. 저 안에 있는 수탉은 도둑을 알아내는 신비한 수탉이다. 한 명씩 들어가서 수탉의 등을 두드리고 나오도록 해라.' 하인들은 네이피어가 시키는 대로 수탉의 등을 두드리고 나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네이피어는 하인들에게 손을 살펴보았습니다. 하인들의 손은 까맣게 무언가가 묻어 있었는데 한 명만 깨끗했습니다. 네이피어는 손이 깨끗한 하인이 범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손이 깨끗한 하인은 모든 것을 인정하였습니다. 하인들은 네이피어가 마술을 부린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사실은 이렇습니다. 수탉의 등을 까맣게 칠해 놓았고 닭장 안이 어두어서 하인들은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도둑질을 하지 않은 하인은 거리낌 없이 수탉을 만졌고 도둑질을 한 하인은 두려워서 수탉을 만지지 못한 것입니다. 

 

어느 날 네이피어의 사유지에 비둘기들이 들어와서 그의 곡식을 먹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비둘기를 잡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네이피어는 재밌는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알코올이 섞인 곡식을 뿌려 놓는 것입니다. 이 곡식을 먹은 비둘기가 취해서 날지 못하게 되자 손쉽게 비둘기를 잡아들였습니다. 

 

 

수학을 연구하다

네이피어는 많은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탄광에 고이는 물을 제거하기 위한 수력 프로펠러 등을 만들고 탱크, 잠수함, 기관총에 대한 설계도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 무기들은 제1차 세계대전에 쓰였는데 네이피어의 선견지명은 대단했습니다. 

 

그는 독실한 청교도로서 종교개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그러나 종교적 논쟁에 휘말리게 되면서 매우 지치게 되었습니다. 네이피어는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한 돌파구로 수학에 몰두하게 됩니다. 그 당시 천문학 연구에서 큰 수를 계산해야 했는데 이를 간편하게 하기 위해 곱셈을 덧셈으로 바꾸는 로그를 연구하게 됩니다. 1617년 그는 브리그스와 함께 밑을 10으로 하는 로그를 만들고 로그표의 원형을 만드는 데 성공하였지만 그 해 67세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 후 브리그스는 상용로그를 연구를 계속해서 로그표를 완성하게 됩니다. 

 

 

로그의 발명

네이피어의 가장 큰 수학적 업적은 로그의 발명입니다. 네이피어는 곱셈과 나눗셈을 간소화하기 위해 로그라는 것을 발명했습니다. 특히 큰 수를 다루어야 하는 천문학에서는 로그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라플라스는 '로그의 발명으로 천문학자의 수명이 두 배로 연장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100×1000을 계산할 때 100000이 되지만 수가 엄청나게 커지면 계산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를 간단하게 로그로 쓰면 곱셈이 덧셈으로 전환됩니다.

실제로 엄청 큰 수를 다루는 천문학에서는 계산 실수가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오늘날 로그는 많은 곳에 쓰이고 있습니다. 산성도를 나타내는 pH, 소리의 크기를 나타내는 dB, 지진의 규모를 나타내는 리히터 규모 등에 쓰입니다. 예를 들어 산성도는 용액 속의 수소 이온의 농도에 의해 결정되는데 pH 4와 pH 7 인 두 용액은 숫자로는 3 차이지만 수소 이온의 농도는 1000배 차이가 납니다. 산성도가 0에서 14까지이므로 양 극단의 수소 이온의 농도 차이는 100조 배 차이입니다. 로그를 사용하지 않고 계산을 한다면 수가 너무 커서 계산이 매우 까다롭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로그는 사회와 과학 여러 분야에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사실 더 놀라운 것은 로그가 지수와 연결하면 쉬운 개념이 되는데 네이피어가 있었던 시대에는 지수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지수와 함수가 제대로 정립되기 전에 로그를 발명했다는 것은 네이피어의 천재성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네이피어 계산기

복잡한 계산의 간소화를 했던 네이피어는 휴대용 계산기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네이피어의 막대'입니다.  혹은 당시에 상아나 뼈로 만들기도 해서 '네이피어의 뼈'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두 자릿수의 곱셈은 물론 큰 수의 곱셈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네이피어는 숫자에 소수점을 최초를 사용해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소수표기법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네이피어의 영향과 의의

네이피어가 발명한 로그는 후에 브리그스에 의해 밑이 10인 상용로그표가 완성되었고 자연 상수 e를 밑으로 하는 자연로그는 순수수학, 물리, 화학, 통계 등 기초학문의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밑을 2로 하는 이진로그는 이진법을 주로 사용하는 컴퓨터 공학이나 음악이론에서 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로그는 그 후에도 계속 연구하여 18세기 중반 수학자 오일러에 의해 지수함수와 자연로그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였고 이 둘 사이의 역함수 관계를 증명하였습니다. 

 

복잡한 계산을 쉽게 해서 천문학, 지질학의 발전을 돕고 소수표기법을 정립하여 쉽게 소수를 사용할 수 있게 하며 전자계산기가 등장한 1940년대 이전까지 쉽게 계산하도록 도와주는 휴대용 계산기를 만든 네이피어가 있었기에 오늘날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었을 것입니다.